32개월 아이 상상 이야기 시작, 거짓말처럼 들려도 바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분명 일어나지 않은 일을 아이가 너무 자연스럽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장난감 자동차를 들고 와서는 “이거 아까 하늘에 갔다 왔어”라고 하고, 인형을 안고는 “얘는 병원 다녀왔어”라고 말하는데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저도 순간 멈칫했던 적이 있습니다.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말이 자꾸 늘어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아이가 보이는 걸 말하고, 하고 싶은 걸 표현하고, 들은 말을 따라 하는 흐름이 더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렵부터는 눈앞에 없는 장면을 말로 꺼내는 일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처음엔 그 차이가 낯설었습니다. 사실이 아닌데도 너무 자연스럽게 말하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장난인지 상상인지 거짓말인지 구분이 잘 안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없는 말을 함부로 만드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떠오른 장면을 말로 옮기기 시작한 변화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이기 시작하자, 이전에는 걱정으로만 보였던 말들이 조금 다르게 들렸습니다.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넓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사실이 아닌 말처럼 들렸습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불안해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실제로 없던 일을 왜 있다고 하지?”
이 질문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가 진지하게 말할수록 더 그렇습니다. 어른은 사실과 아닌 것을 나누는 데 익숙하니까, 아이 말도 같은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상상 표현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부모가 먼저 흔들리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건 아니야”라고 바로 정정해줘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실제로 하늘에 간 자동차는 없고, 장난감 인형이 병원에 갈 일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곰곰이 보면 아이는 누군가를 속이려는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떠올린 장면을 너무 당연하게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자동차가 어디를 갔고, 무슨 일이 있었고, 왜 돌아왔는지까지 말이 붙는 걸 보면서, 이건 단순한 거짓말이라기보다 자기 안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는 연습이라는 쪽이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무렵에는 역할놀이가 늘고, 말의 길이도 전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현실에서 본 것만이 아니라, 기억과 상상과 감정을 섞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말하기 시작합니다. 부모에게는 사실이 아닌 말처럼 들려도, 아이에게는 충분히 “말해볼 만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32개월 무렵에는 실제 경험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말이 더 풍부해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변화는 36개월 아이 말투와 표현 증가 글과도 연결해서 보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거짓말보다 상상에 가까웠습니다
생각이 바뀐 건 아이 말을 조금 더 오래 들어보면서였습니다. 처음엔 말 한 문장만 듣고 “아닌데?”라고 반응했는데, 조금 기다려보니 그 뒤에 붙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장난감 차가 하늘에 갔다 왔다고 했던 말도, 왜 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지금은 왜 여기 있는지 식으로 자기 안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걸 듣다 보니 이건 사실을 감추려는 말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힘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분명해졌습니다.
이 시기의 상상 이야기는 아주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형이 졸렸다고 말하는 것, 장난감이 아팠다고 하는 것, 방에 있는 그림 속 동물이 자기한테 말을 걸었다고 하는 것처럼 아주 짧은 장면으로도 충분히 시작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말이 맞냐 틀리냐보다, 아이가 없는 장면을 자기 말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저는 이 변화를 보면서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전에는 아이가 단어를 배우고, 짧은 문장을 연결하고, 들은 말을 반복하는 쪽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그 언어를 가지고 자기 안의 장면을 꺼내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상상 이야기는 언어 발달만의 문제라기보다, 상상력과 기억, 감정 표현이 같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모든 상상 표현을 다 자연스럽다고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현실 상황을 이해하고, 부모 말도 잘 알아듣고, 일상 규칙 안에서는 크게 혼동이 없다면 이런 상상 이야기가 늘어난다고 해서 너무 무겁게 걱정할 필요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너무 빨리 끊지 않는 편이 아이 표현을 더 풍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부모가 바로 끊지 않았을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 반응이 꽤 중요합니다.
아이가 상상 이야기를 꺼냈을 때 곧바로 “그건 아니야”라고 닫아버리면, 아이는 자기 안에서 만들어진 장면을 끝까지 말해볼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무조건 다 맞다고 받아주는 것도 필요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잠깐 들어주고 이어갈 여유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 차는 아까 하늘에 갔다 왔어”라고 하면,
“하늘에 갔다 왔구나. 어디에 갔을까?”
정도로 받아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그다음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고, 거기서 새로운 단어와 감정 표현이 붙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아이 말에 맞장구쳐 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기 머릿속 장면을 언어로 정리해보게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시기를 지나면서, 아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일보다 왜 그런 말을 하게 됐는지를 보는 쪽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떤 날은 무서운 꿈 같은 느낌이 섞여 있을 수도 있고, 어떤 날은 낮에 본 장면이 변형되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날은 그냥 재미있는 상상 자체가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들으면, 아이 안에서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가 오히려 더 잘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결국 이 시기의 상상 이야기는 “잘못된 말”보다 확장되는 표현의 시작에 더 가깝습니다. 부모가 너무 겁먹지 않고, 너무 급하게 정리하지도 않으면서,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말해볼 수 있게 옆에 있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말의 양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세계를 조금씩 더 길고 풍부하게 꺼내는 힘도 함께 키워가게 됩니다.
역할놀이와 상상 표현은 감정 이해와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감정 반응이 궁금하시다면 34개월 아이 감정 조절 글도 함께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상상놀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매우 적거나, 또래와 비교해 상호작용 자체를 어려워하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언어와 사회적 발달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표현이 걱정될 정도로 제한적이라면 관련 진료나 상담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 HealthyChildren.org
- CDC 발달 이정표 자료
*이 글은 실제 육아 경험에서 자주 마주하는 상상놀이와 언어 표현 변화를 중심으로 정리한 참고용 글입니다. 아이마다 표현 방식과 속도는 다를 수 있으며, 일반적인 발달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